[성완종 게이트/대정부질문 공방] 野 “자민련-MB측이 사면 요청”… MB측 “앞뒤 안맞는 황당 주장” 자민련 관계자 “사면받은 成회장, 돈이면 안되는게 없다고 말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노무현 정부 당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특혜 사면 논란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민주연합과 이명박(MB) 대통령 당선자 측의 요청에 따른 사면”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사자들은 “터무니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은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성 회장 사면과 관련해 “자민련,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면은 통상적으로 여당과 야당, 경제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며 “2005년 (성 회장) 사면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이어 “성 회장은 2007년 말 사면 복권된 다음 날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가 (성 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련과 MB 측 관계자들은 모두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자민련 소속 국회의원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5년은 김종필 전 총재가 정계 은퇴한 상황이고 자민련이 몰락했을 시기여서 사면 추천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민련은 2004년 17대 총선 이후 국회의원 4명의 군소정당이 됐고 2006년 4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통합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사면을 위해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각 당의 요구를 들어줬을 것”이라며 “성 회장은 여기저기 다 들쑤시던 사람인데, 여야 모두 사면에 일정한 영향을 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의 사면이 로비의 결과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직 자민련 관계자는 “성 회장이 사면된 뒤 의원들을 만나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