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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총리 어떻게’ 떠들썩 논쟁… “先 검찰수사” 어정쩡 결론

입력 | 2015-04-15 03:00:00

[성완종 게이트/총리 거취 논란]새누리 긴급 최고위원회의




유승민-안규백, 무슨 얘기? 14일 국회에서는 이완구 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대정부 질문이 열렸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앞줄 왼쪽)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앞줄 오른쪽)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4일 오후 2시 국회 본관 2층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 공개 발언 없이 곧바로 비공개로 시작된 긴급 최고위원회의는 침울한 분위기 속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단연 핵심 의제는 특별검사 즉각 실시 여부와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당시 3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였다.

○ “직무정지 법적으로 없어”

65분간 진행된 지도부 회동의 최대 관심사는 이 총리의 거취 논의였다. 이날 오전 정치권에서 직무정지, 자진사퇴 등이 거론되면서 여당 지도부가 총리의 거취에 대해 어떤 요구를 내놓을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논쟁 끝에 결론은 이 총리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 요구였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직무정지는 법적으로 없는 일이다. 총리가 계속 직(職)을 유지하느냐, 그만두느냐의 문제는 최고위에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혹이 있다고 당장 물러나라고 할 수는 없다”며 “국정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총리가 스스로 검찰 수사를 빨리 받아 의혹을 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총리 자리 자체가 현재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국민적 정서도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총리가 먼저 속도감 있게 빨리 수사에 응할 수 있도록 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밋밋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가 터졌는데 민심 수습책으로 보기에는 부족했다는 것.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의혹만 제기됐다고 사퇴하는 것은 선례를 남길 수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직무정지까지는 요구를 해야 했다”고 했다. 그는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이 총리가 스스로 직무정지를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 총리를 즉각 조사할 수 있도록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를 내리도록 얘기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어차피 총리는 사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총리가 지금 사퇴해서 당에 (길을) 터주는 것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 총리가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적절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일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느냐”며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 ‘총선 파장 차단’ vs ‘정치적 쇼’ 공방

특검 수사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수용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성완종 리스트’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는 상황에서 총선 악재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였다.

하지만 ‘정치적 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론도 강하게 제기됐다. 특검 수사를 주장할 경우 현재의 검찰수사팀을 집권 여당이 불신하는 모양새가 되고 시기적으로도 특검을 주장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 아울러 특검 수사 착수를 위해선 최소한 1, 2개월의 물리적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작용했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일단은 검찰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하기로 했다”며 “야당이 특검을 요구한다면 언제든지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박빙 승부를 펼쳐야 하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실기했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어차피 특검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를 마치고 특검을 실시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고 질질 끌려 다니게 된다며 선제적으로 특검을 요구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회의에서는 당청(黨靑)관계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기회에 정치자금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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