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완구, ‘말바꾸기’ 지적에…“충청도 말투가 그렇다”

입력 | 2015-04-16 22:14:00


“충청도 말이 그러하다. 곧바로 딱 이야기해야 하는데 충청도 말투가 경우에 따라 그렇게 들린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이 자신의 말 바꾸기를 지적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글쎄요’ 하는 그런 부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거짓말 논란’을 말투의 문제로 피해가려 했다. 하지만 그는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이날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답변에 혼선을 자초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이 이어진 나흘 내내 이 같은 행태는 되풀이된 것이다.

2013년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이 총리를 만나 3000만 원을 건넸다는 성 회장 측근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이 총리의 답변이 꼬였다. 15일 기자들이 “성 회장과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의 별도 방에서 만났느냐”고 묻자 이 총리는 “40~50명 입추의 여지없이 사람들이 몰렸다. 정황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이 “(성 회장을) 단독으로 만난 사실이 없느냐”고 묻자 “단독으로 제가 특정 의원을 만나고 그러지는 않는다”며 완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2013년 당시 성 회장이 선거사무소에서 이 총리와 독대했다고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증언한 것을 16일 일부 언론이 보도하자 이 총리의 발언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기자들이 “독대를 하신 적은 없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명확히 답했다.

그러나 곧이어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는 독대 여부에 대해 “저는 기억을 못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이 “(독대를 증언한) 수행기사의 말을 인정하냐”고 묻자 “지역구 사무실은 기사만 오는 것이 아니고 여러 비서진들이 있는 곳”이라며 “(지역구 사무실 직원들 중) 그 분을 본 적이 없다는 분도 있고 봤다는 사람도 일부 있는 혼재된 상태라서 더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성 회장을 별도로 만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같은 당 도종환 의원은 급기야 “(총리는) 4월 4일 성완종 회장하고 독대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지 않았나”라고 따졌고, 이 총리는 “없다고 한 게 아니고 기억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말장난’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나흘간의 대정부질문이 마무리됐지만 이 총리를 둘러싼 의혹은 해소되기는커녕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말 바꾸기’ 해명 논란만 가중된 셈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