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않는 갈등]안산 분향소서 항의… 李 입장 못해 與지도부 방문땐 차 가로막기도… 野는 시행령 폐기 동의하고 분향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지만 유가족들이 막아서자 카메라 앞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안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 총리가 이날 분향소를 ‘깜짝’ 방문하자 주위에선 “(세월호 추모) 배지를 떼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유가족들은 이 총리에게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선체 인양에 대한 소신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총리는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에 대해 ‘폐기’라는 말은 옳지 않고 수정 보완하겠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법과 절차로 애들을 (그렇게) 다 죽였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대표는 “원하는 답변 없이 1년 내내 똑같은 소리만 듣고 있다”며 이 총리의 분향소 입장을 가로막았다. 잠시 후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지자 이 총리는 “오늘은 돌아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분향을 하지 못했다. 유가족 중 일부는 “당의 정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는 조문할 수 없다. 나가라”고 소리쳤다. 일부 유가족은 분향소 밖까지 쫓아와 김 대표가 탄 차량을 에워싸고 10분간 거칠게 항의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