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녹음파일 공개 이후] 현지 주택건설로 대통령과 친분… 潘총장, 당선후 成에 감사 표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평소 사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관계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다. 자신이 주도한 ‘충청포럼’을 통해 반 총장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무용담처럼 말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또 다른 모임인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반사모)’에도 틈틈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주미 한국 대사 자리에서 낙마하면서 2006년 2월 갑작스럽게 유엔 사무총장에 나설 한국 후보의 기회를 얻은 반 총장이지만 초기에 그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 몫’이라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지만 반 총장이 아닌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 수라끼앗 사티아라타이 태국 부총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었던 것.
성 회장은 생전에 “스리랑카의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주효했다”며 “어차피 다나팔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후보를 사퇴하고 반 총장을 밀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반 총장도 성 회장의 ‘결정적 도움’으로 한국인으로서 첫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고 이후 한국에 올 때마다 성 회장과 개인적인 만남을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1978년 국내 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스리랑카에 진출해 주택과 각종 인프라 건설을 했으며 국토개발 계획 및 쓰나미 피해 복구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