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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건 부부…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대화를”

입력 | 2015-04-17 03:00:00

[2020 행복원정대/엄마에게 날개를]
전문가들 “부부 의사소통 기술 배워… 엄마의 가치 찾게 남편이 도와야”




노년에도 다정하게 노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를 보러 온 중년 부부. 자녀의 학업 뒷바라지를 끝낸 주부들은 “나이 들수록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깨닫는다”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부모는 30년 가고, 자식도 독립하면 그만이죠. 하지만 부부는 평생을 가요. 탈무드에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건 늙은 마누라란 말이 나오잖아요.”(이미영 씨·54·서울 송파구 방이동)

“부부관계가 좋으면 불행하지 않아요. 그런 부모 밑에서 큰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아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지요.”(김희경 씨·50·서울 중구 신당동)

자녀의 대학 입시가 끝나 여유가 생긴 50대 주부들은 심층 인터뷰에서 본인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부부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부간 화목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대화다. 전문가들은 속 시원히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클린 커뮤니케이션’을 하라고 조언했다. 황현호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소장은 “시대가 변하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내는 남편이 가정의 일상사를 분담하며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길 원하지만 남편은 가부장적 역할 분담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부부가 터놓고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어디까지 상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를 얘기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옥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장은 “엄마가 자신의 행복, 자신의 가치를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희생과 헌신에는 역효과가 있다는 점을 부부 모두 인식하고 남편이 아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남편들은 아내가 시댁에 잘하도록 해서 자신이 효자가 되려 하고, 아내가 아이 교육을 잘 시키도록 해서 자신이 좋은 아빠가 되려 한다. 이는 아내를 정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 소장은 엄마들이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가족 구성원이 자신의 기대에서 벗어날 때 더 크게 상처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부교육을 받거나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여성가족부가 각 시군구 단위로 운영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예비부부부터 노년기 부부까지 생애주기별 부부교육과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가족생활교육, 가족문제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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