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출국前 김무성과 회동… “의혹해소 위해 특검도 마다안해” 정치권 “사실상 시한부 총리”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를 “중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검사 도입에 대해서도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특검 도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40분간 긴급 회동을 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표는 회동 뒤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당 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들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은 ‘잘 알겠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비박(비박근혜)계와 초·재선을 중심으로 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모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27일 귀국 이후 이 총리 사퇴를 포함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사실상 ‘시한부 총리’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당선된 뒤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출국 시간을 늦추면서까지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예정에 없던 회동을 한 것은 이번 사안을 그만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