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체계-자구 심사할 별도기구 만들자”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이 4월 임시국회에서 발의한 법안도 강 의원의 법안 내용과 비슷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았을 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리는 경험을 했다. 당시 ‘법사위 월권방지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법사위는 본연의 업무인 법무부, 감사원 등 소관 기관에 대해서만 충실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처음 낸 법안이 법사위에서 수정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민 의원이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서 ‘심의해 통과한다’라는 부분이 법사위에서 ‘심사해 의결한다’로 고쳐진 것.
야당에서도 법사위 월권 논란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국회법 86조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고 국회 내 별도 기구를 두자는 내용의 법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이 법이 처리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동료 의원들이 이런 법안을 내는 것에 대해 법사위는 자신들의 월권을 되돌아보고 자숙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그러나 정작 국회법 개정안은 발의만 된 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 월권방지법’ 또한 법사위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 현실적인 장벽도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동료 의원들의 상임위 권한을 축소하는 일인데 누가 나서서 처리하겠느냐”고 털어놨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