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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페루서 ‘FA-50 경공격기 세일즈 외교’

입력 | 2015-04-18 03:00:00

남미 4개국 순방 시작




콜롬비아 도착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 시간) 남미 순방의 첫 방문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엘도라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보고타=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4개국 순방차 출국한 16일 오후. 최차규 공군참모총장(대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민항기 편으로 페루로 떠났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도 18일 페루로 출발할 예정이다.

페루는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서 두 번째 방문국(20∼22일)이다. 최 총장과 백 차관은 현지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해 KT-1P 기본훈련기의 현지 생산 1호기 출고 행사에 참석한다.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 등 페루 정부 주요 인사도 다수 참석한다.

KT-1P 훈련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KT-1 훈련기의 페루 수출용 기체다. KAI는 2012년 페루와 총 20대(약 2100억 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4대는 KAI에서 납품하고, 16대는 페루 현지 공동생산기지에서 조립 납품하는 조건이다.

군 소식통은 17일 “박 대통령은 페루 정부에 한국 훈련기의 우수성과 양국 방산 분야의 협력 발전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페루 공군의 경공격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KAI의 FA-50 경공격기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페루가 올 하반기 경공격기 사업 기종을 결정하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FA-50은 러시아 이탈리아 중국 기종과 경합하고 있다. 수출 규모는 기체 24대와 조종사 훈련프로그램을 합쳐 총 20억 달러(약 2조11660억 원)로 예상된다.

페루가 FA-50으로 낙점할 경우 주변국 수출은 물론이고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TX) 사업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페루 경공격기 사업에 도전하는 기종들이 TX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남미 순방 첫 방문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대통령궁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전기버스 시범사업 등을 위한 ‘에너지신산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콜롬비아 전자상거래 협회와도 MOU를 체결했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매년 25% 이상 급성장하는 중남미 온라인 및 홈쇼핑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며 “향후 5년 내 연간 30억 달러(약 3조 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콜롬비아 ‘국가개발계획’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콜롬비아는 2018년까지 보고타 지하철 1호선(76억 달러)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발효도 당부했다. 양국은 2013년 2월 FTA 협정에 정식 서명했지만 콜롬비아 헌법재판소의 검토 절차가 남아 FTA 발효가 늦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할 때 대통령전용기 안에서 순방 기자단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하게 기내 간담회를 열었지만 16일 출국 당시에는 이를 생략했다. 출국 직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긴급 회동해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를 두고 “(순방을) 다녀와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정치 이슈에 대한 질문을 피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국 환송행사에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이 나왔다. 역대 순방 때는 늘 비서실장이 환송했으나 이 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에 부담을 느끼고 언론 노출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보고타=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