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긴박한 정치권]재보선 유세때 李총리 거취 언급 “시한부 총리 시사” 해석 나오자 “대통령 귀국 기다리자는 뜻” 해명
4·29 재·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19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을 방문한 김무성 대표가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한 발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55주년 기념식에서 이 총리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할 말도 없고 악수만 했다”고 했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 탓에 여권 내에서조차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이 총리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27일 박 대통령 귀국 때까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단기 재임 총리 중 한 명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다.
이 총리는 박 대통령이 16일 중남미 순방에 나선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부정과 불의에 맞서 꽃다운 목숨을 바친 민주영령들에게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안 계시지만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 국정을 챙기겠다”며 총리직 수행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이 총리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져가고 있다. 김 대표는 “1주일만 참아 달라”는 미묘한 말도 했다. ‘이 총리가 1주일짜리 시한부 총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김 대표는 “아니다. 대통령이 ‘와서 결정하겠다’고 했으니까 (기다려 달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행사가 열리기 전 따로 묘지를 참배했다. 문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를 염두에 둔 듯 방명록에 ‘4·19 정신 되살려 민주주의와 부패 척결 해내겠습니다’라고 썼다. 김성수 대변인은 “부패 의혹과 거짓말로 만신창이가 된 총리가 4·19 정신을 이어받자고 한 것은 웃지 못할 희극”이라고 비난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