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스포츠부 차장
흩어져 있는 유사한 기능의 조직들을 통폐합해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1980년 문을 연 스포츠개발원은 국내 유일의 종합체육연구기관으로 한국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일본스포츠과학센터(JISS), 중국스포츠과학연구소(CISS) 등도 이 기관을 모델로 했다. 스포츠개발원은 2011년 체육 분야 연구기관으로는 세계에서 2번째로 유네스코 석좌기관으로 선정됐다. 서울여대 체육학과 박주한 교수는 “스포츠 정책은 현장과 밀착돼야 한다. 스포츠개발원이 태릉선수촌 안에 있는 것도 그래서다. 여기서 정책연구 기능을 분리한다는 것은 인체에서 머리를 떼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16일 “공공기관 기능 점검은 현재 검토 중으로 아직은 확정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불필요한 칸막이를 치운다는 명분으로 스포츠개발원을 ‘식물기관’으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이승건·스포츠부 차장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