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94년 4월 21일
‘무뢰한’, ‘마돈나’, ‘오피스’. 5월14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로,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과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각각 상영된다. 한국영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칸 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어왔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명성을 날리며 호평을 받아왔다. 그 초석을 다진 많은 영화인 가운데 고 신상옥(2006년 4월11일 타계·사진) 감독이 있다.
신상옥 감독이 1994년 오늘, 제4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한국 영화인으로는 처음이었다. 신 감독은 심사위원장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모두 10명의 심사위원 중 한 사람으로, 23편의 상영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였다.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에 황금종려상을 안겨주었다.
신상옥 감독은 1960∼7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연출자. 1952년 ‘악야’로 데뷔한 그는 ‘꿈’, ‘지옥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로맨스빠빠’,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로맨스 그레이’, ‘빨간 마후라 등 한국영화사에 기록된 명작을 남겼다. 특히 ’빨간 마후라‘는 일본과 대만 등에 수출됐고 1962년에는 ’이 생명 다하도록‘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아역배우 전영선에게 심사위원 특별상(은곰상)을 안겼다. 또 ’성춘향’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