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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또 지중해 난민선 사고… 2015년들어 1500명 숨져

입력 | 2015-04-21 03:00:00

EU 긴급정상회의 개최 검토… 5월 회원국 부담공유 등 대책 발표




 그리스 해안경비대 요원들이 20일 에게해의 로도스 섬 앞에서 터키에서 배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다 조난을 당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의 난민을 구조하고 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날 정오까지 난민 83명을 구조해 병원 등으로 옮겼다. 로도스=AP 뉴시스

사흘 전 지중해에서 전복된 난민선의 희생자가 최대 9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유럽으로 항해하던 도중 사고로 숨지는 난민이 계속 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0일 300명 이상이 탄 선박이 지중해에서 가라앉아 최소 20명이 숨졌다는 조난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IOM 로마사무소의 조엘 밀만 대변인은 “지중해 공해상의 배에서 조난 신고를 받았다. 신고자는 300명 이상 탄 배에 탑승했으며 침수로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이날 에게해의 로도스 섬 앞에서 200명 이상을 태운 난민선이 조난을 당해 최소 3명이 숨졌다고 그리스 ANA-MPA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날 정오까지 난민 83명을 구조해 병원 등으로 옮겼다. 난민들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으로 터키에서 배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18일 지중해에서 전복된 난민선 탑승자는 당초 추산했던 700명보다 250명 정도가 더 많은 950명이 타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검찰은 방글라데시 국적의 생존자에게서 950명이 타고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19일 밝혔다. 탑승자 300명은 갑판 아래 문이 잠긴 짐칸에 갇혀 침몰 과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칸에 감금된 난민들은 인신매매범들이 끌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탑승자에는 여성 200명, 어린이 50명도 포함됐다. 탑승자의 국적은 알제리, 이집트, 소말리아, 세네갈, 말리, 잠비아, 방글라데시 등이다.

이탈리아 검찰은 다만 탑승자들의 증언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함께 난민 구조작업에 나선 몰타 정부는 현재까지 50명 정도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난민선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는 수많은 난민을 유럽과 국제사회가 수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외교 및 내무장관은 20일 룩셈부르크에서 특별 합동회의를 열고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에 집중된 난민 구조 부담을 EU 회원국 전체가 공유하자는 방안을 논의했다. EU 장관들은 지중해 난민 구조에 국경 관리 기관의 지원을 강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난민 유입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국경 통제 강화, 회원국 부담 공유, 난민 수용 근거 마련 등을 포함한 난민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유럽 국가들은 반(反)이민 정서 때문에 난민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유럽으로 향하다 지중해에서 숨진 난민만 1500명이 넘으며 지난해에는 3500여 명이 숨졌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