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4월의 주제는 ‘안전’]<73>아이들에게 마음놓고 놀 곳을
이용 정지를 당한 후 1년째 방치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 출입금지선이 설치돼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아파트 놀이터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1월 전국 3만6094개 아파트 놀이터 중 1456곳의 사용을 금지했다.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거나 아예 검사를 받지 않은 곳이다. 어른의 안전불감증 탓에 아이들만 뛰어놀 곳을 빼앗겼다. 취재진이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관리인은 “가구마다 아이들이 줄면서 놀이터를 보수할지, 공원으로 용도를 변경할지 주민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고 방치 이유를 설명했다.
그 사이 놀이터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2011년부터 3년 동안 접수된 7∼14세 중상해 안전사고 548건 중 놀이터 사고는 128건(23.4%)에 달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안모 씨(35·여)는 올해 초 아이가 그네에서 떨어져 다친 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보수 공사를 요청했다. 두 달 뒤에야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부속이 없어 고칠 수 없다”며 보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하지만 민간 놀이시설이 집 앞 놀이터의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모래 체험을 마치고 나온 윤관 씨(41)는 “매주 입장료를 내며 사설 놀이터에 오는 건 부담스럽다. 안심하고 갈 수 있게 자치단체가 집 앞 놀이터를 관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안전검사에 통과하지 못한 놀이터를 꾸준히 줄여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120여 개 놀이터는 재건축 등의 이유로 보수가 힘든 상황이다. 임경숙 국민안전처 기획총괄팀장은 “위험한 놀이터가 장기간 방치되지 않도록 이용금지 한 달 내 시설을 개선하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