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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200억대 반가사유상이 경매에 나왔다고?

입력 | 2015-04-21 03:00:00

40대, 골동품점 차리고 권위자 행세… 강남 주부 등 13명에 모조품 팔아




미끼 상품으로 내 건 단원 김홍도의 그림, 신라시대 반가사유상(사진)은 모두 가짜였다. 200억 원이 넘는 고미술품들이라며 손님을 유혹했다. 진품을 가려내는 유명 TV프로그램 감정위원들과 찍은 사진도 걸어 놨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골동품 경매 사무실을 차린 유모 씨(47)는 이런 식으로 자신을 고미술품 권위자로 둔갑시켰다. 방문객에겐 “저금리 시대에 미술품만 한 투자처도 없다”고 속였다. 주로 미술품을 잘 알지 못하는 강남 일대 주부가 범행 대상이었다. 유 씨는 피해자 13명에게 가짜 골동품 16점을 진품이라고 속여 개당 700만∼2000만 원을 받고 팔았다.

유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유 씨는 “위탁 판매를 맡겨 주면 되팔아 두 달 안에 20%의 수익금을 주겠다”며 팔았던 가짜 골동품과 판매 대금 2억500만 원까지 모두 가로챘다. 시간이 지나도 돈과 물품을 돌려받지 못하자 피해자들은 유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유 씨가 갖고 있던 골동품 30여 점 중 100년 이상 됐지만 예술적 가치가 거의 없는 도자기 2점(시가 50만∼100만 원 상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 씨는 여전히 자신의 미술품이 진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0일 유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