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금융권에도 불똥]
1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와, 野 “의혹인물 봐주기… 출국금지를”
與관계자 “부인 진료차… 오래전 예약”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9일 돌연 출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실장은 19일 부인과 함께 김포공항에서 일본 하네다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부인의 지병 때문에 진료차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진료가 예약돼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전 실장 부부는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20일 오후 귀국했다. 일본 출국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8명 중 1명이 어제 출국해서 확인을 하니까 휴대전화가 해외 로밍이 돼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김 전 실장의 출국 사실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박 의원은 “검찰에서 8명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안 해서 (김 전 실장이) 이 와중에 출국했다면 더 큰 국민의 의혹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출석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개인 신상 문제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자료를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다만 저희가 필요한 조치들을 필요한 때에 정확하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새정치연합 ‘친박게이트대책위원회’ 민병두 의원은 17일 “검찰의 수사 의지와 진실성을 믿게 하려면 김 전 실장과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출국 금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야인이 된 사람인데 부인의 병환 때문에 짧은 기간 다녀온 것까지 문제 삼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