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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의 행복한 100세]2030세대, 3층 연금부터 들어라

입력 | 2015-04-21 03:00:00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대표

10여 년 전 ‘100세 시대의 노후설계’ 관련 교육활동을 시작했던 초기에는 대부분의 수강생이 50, 60대로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을 한 분들이었다. 노후설계 교육이라면 당연히 이런 분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40대, 교육비 줄이고 운동 생활화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수강생 구성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 30, 40대의 비중이 늘고 있고 심지어 20대의 직장인이나 대학생을 만날 때도 있다. 야간이나 주말 교육에는 30, 40대의 부부가 같이 와서 듣는 사례도 늘고 있다. 50대 후반의 한 퇴직 예정자로부터는 “이런 교육을 10년쯤 전에 아내와 같이 받았어야 하는데, 퇴직 직전에 그것도 혼자 와서 교육을 받고 보니 내일모레 퇴직인데 준비할 시간도 없고 아내 설득도 해야 하고…. 참 막막하다”는 말을 들은 일도 있다.

100세 시대의 노후 준비는 50, 60대에 시작해서는 너무 늦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그런 연령대에서는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사는 길밖에 없다. 제대로 된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20, 30대부터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회 출발과 동시에 노후 준비를 시작할 때 연령대별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일까?

우선 20, 30대에 사회 출발과 함께 시작해야 할 일은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인생 100세 시대에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최저생활비 정도를 3층 연금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인적자본 투자이다. 능력을 키워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더 긴 기간 일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 직장인에게 가장 유력한 수입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투자엔진은 자신의 직업이라는 뜻이다. 현재 및 장래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현재 가치로 평가한 것을 ‘인적자본’이라고 한다면 개인의 운용자산은 이 인적자본과 협의의 운용자산을 종합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40대가 되면 건강에 이상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건강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일 뿐만 아니라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또한 특수질병보험 하나쯤은 들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100세까지 살아야 하고 유전적인 요소도 있어서 건강에 조심을 하는데도 병을 얻어 고생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0대에 시작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자녀교육비를 줄이고 자녀에게 경제적 자립교육을 시켜 자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입시경쟁 사회에서 자녀교육비를 줄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부부가 같이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을 통해 부부가 공통된 인식과 소신을 가져야 자녀교육비를 줄여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자녀에게 경제적 자립교육을 시킴으로써 자녀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50대, 빚 줄이고 퇴직 후 일거리 준비

50대에 할 일은 가계자산의 구조조정과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의 준비이다. 우선 5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산도 많지만 부채도 가장 많은 시기이다. 따라서 부채 상환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부채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생활수준을 낮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활수준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퇴직 후에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모두 독립시킨 부부가 부채를 안은 채로 과다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구조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과다한 부동산으로 인해 늘어나는 부채와 생활비도 문제지만 저성장·고령화시대를 맞아 부동산의 장기 가격 전망 또한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의 준비이다. 지금과 같은 100세 시대에는 부족한 노후자금 때문에도 그렇지만 건강과 보람 있는 삶을 위해서라도,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똑같이 몇억 원의 노후자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규칙적으로 하면서 관리하는 사람과 할 일이 없이 관리하는 사람의 사례를 보면 관리하는 모습에 크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60대, 더 벌기보다 소비를 줄여야

60대 이후에는 재산을 늘리는 노력보다는 현역 시절에 모아둔 재산 정도에 맞추어 살아가는 노력이 중요해진다. 현역 시절에 모아둔 재산이 노후자금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된다면 형편에 맞춰 살아갈 방도를 궁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체면을 버리고 생활비나 경조비 등을 줄이는 한편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한 푼이라도 생활비를 벌겠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에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벌어 놓은 돈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면 그 돈을 어떻게 보람 있는 일에 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입구관리보다는 출구관리 중심의 자산관리를 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