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을 다녀간 도시민들이 시골 인심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소연한다는 얘기가 들렸다. 농사일을 하다가 새참을 먹는 중에 나그네가 지나가면 밥 한술, 막걸리 한잔이라도 나누던 예전의 시골 인심을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를 보면 각박한 시골 인심도 도시에서 들른 나그네들이 자초한 일이 아닐까 싶다. 주말이면 야외로 자가용을 타고 가서 봄나물을 채취하는 것은 뭐랄 사람이 없다. 문제는 엄연히 주인이 있는 논밭이나 심지어 주택가 근처에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봄나물을 채취하곤 한다는 점이다. 그 봄나물 주인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캐고 본다. 마치 자신을 위해 남겨 둔 봄나물인 것처럼.
필자는 과수 농사를 하면서 야산에 두릅을 재배하고 있다. 두릅은 근처의 큰 나무를 제거해 주고 줄기 잡초도 없애 주어야 제대로 번식한다. 매년 가지도 잘라 줘야 새 가지를 더 많이 키운다.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가는 산나물이다. 올해 또 두릅을 도둑맞았다. 새벽부터 마을 입구에 멀찌감치 차를 세우고 침입한 도시민의 소행이다. 과수원까지 침입하여 두릅을 채취해 가져갔다. 형법상 절도죄에 해당하는 것을 모르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홍성억 충북 충주시 앙성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