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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살자… “ELS 기죽어”

입력 | 2015-04-22 03:00:00

4월 20일까지 4조8803억 발행 그쳐
새 ELS 모집 목표액 못 채우거나 일부는 청약자 없어 발행계획 취소
하락장 대비 인버스ETF 투자 늘기도




지난해 주식형펀드를 제치고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떠올랐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 코스피가 최근 박스권을 돌파하고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살아나면서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몰렸던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성이 높더라도 높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직접투자로 돌아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LS는 개별종목 주가나 코스피200 같은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발행된 ELS 규모는 4조8803억 원으로 지난달(10조2978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말(10조4561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증권사들은 이달에도 새 ELS를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모집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거나 청약자가 없어 발행 계획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15∼17일 ELS 2종을 각각 30억 원 규모로 판매하기 위해 모객에 나섰지만 이 중 한 ELS는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발행을 취소했다. 나머지 상품도 고객 5명이 1억2000만 원을 청약하는 데 그쳤다. 대신증권의 ‘크레온 다이렉트 ELS 201회’와 하이투자증권의 ‘제770회 파생결합증권’은 목표액의 1.34%, 4.50%만 투자금액이 모였다.

ELS 판매가 주춤한 건 최근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자산가들이 주식이나 주식형펀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고 연 5∼8%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 많아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이런 점 때문에 주식시장이 불안했던 지난해에는 안정적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총 투자액이 7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워낙 강세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ELS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자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금액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버스 ETF 상품인 ‘삼성KODEX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순자산은 코스피가 2,000 선을 돌파한 지난달 3일 이후 3464억 원이 순유입돼 20일 현재 6569억2000만 원에 이른다.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42조 원 수준이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액 합계는 13일 57조1412억 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였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한 기관이 일정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것으로 대차 잔액이 늘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해석한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