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사의표명 이후]허탈한 충청민심 “새 얼굴 찾아야”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사의를 밝히자 충청권 민심은 엇갈렸다. 지역 발전의 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워하는 반응과 함께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의혹과 이 총리의 말 바꾸기, 충청 비하 발언 등에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 총리의 지역구(부여-청양)이자 고향인 충남 청양군의 이모 씨(51)는 21일 “성완종 회장이 이 총리에게 줬다는 돈이 다른 정치인보다 적고 돈의 성격도 후원금 명목인데 훨씬 가혹하게 공격받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부여지역의 한 정당 관계자(60)는 “이 총리가 총리 임명 전에도 의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약속을 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신망을 많이 잃었다”며 “더구나 위기에 몰리자 충청도 말투 운운하면서 고향 사람들을 어눌하고 우스꽝스러운 사람들로 치부한 데 대해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정치학)는 “이번 문제는 이 총리 개인의 문제이지 충청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이 총리가 충청권 정치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상실한 만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청주=장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