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사죄’ 거부하는 아베] 29일 아베가 연설할 美하원 본회의장에 선 美의원 5명 예고없이 자유발언 신청해 촉구… 주미日대사는 사과가능성 일축 케리, 보스턴 자택으로 아베 초청
21일 미국 워싱턴 하원 본회의장에서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과거의 전쟁 범죄를 사과하라고 촉구하던 도중 일본의 역사 교과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영상 캡처
혼다 의원은 약 18분간의 발언을 통해 “어떤 사람들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충분히 사과했다고 말하지만 최근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시도를 보면 우리가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한 걸음 뗄 때 일본 정부는 두 걸음씩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설 도중 왜곡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를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발언대에 선 이스라엘 의원은 “아베 총리는 성노예로 끌려간 수십만 명의 여성들에 대한 잔학행위를 솔직히 자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스크렐 의원도 “아베 정권은 식민지 여성들이 성노예로 끌려가 겪었던 상처와 고통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의원들의 발언이 끝난 후 본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는 나 같은) 역사의 증인들을 지금이라도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보라”며 울먹였다.
하지만 일본은 모르쇠로 일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는 이날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아베 총리는 이미 고노 담화 등 역대 정권의 역사 인식 전체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아베 총리의 사과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한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아베 총리를 미국 방문 첫날인 26일 보스턴 자택으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마리 하프 국무부 대변인 대행이 21일 밝혔다. 케리 장관이 아베 총리를 초대한 것은 개인적 친밀도를 높여 양국 사이의 민감한 현안을 풀려는 이벤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미국 방문 기간에 워싱턴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국립기념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기념비 방문은 과거 전쟁 역사에 대한 주변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상징적 행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