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회의서 “전쟁 깊은 반성”만… 美의원 5명 “진심으로 사과하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60주년 정상회의 연설에서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한다고 밝혔으나 ‘사죄’ ‘식민지 지배’ ‘침략’ 등 핵심 표현은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 연설에서 ‘침략 또 침략의 위협, 무력행사에 의해 타국 영토 보전과 정치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반둥회의 원칙을 언급한 뒤 “일본은 이전 전쟁의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떤 때라도 (반둥회의 원칙을) 지켜 나가는 국가가 될 것임을 맹세했다”고만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고이즈미 담화 등과 거리를 두면서 향후 한일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22일 아베 담화에 ‘침략’ 표현을 넣지 않으려는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사설을 일제히 게재했다. 마이크 혼다 등 미국 연방 하원의원 5명은 21일(현지 시간) 하원 본회의장 전체회의 도중 잇달아 자유발언을 갖고 아베 총리가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