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 타결] 산업계 어떤 영향 미칠까
의료용 동위원소의 국내 생산이 가능하게 된 일은 이번 협정에서 얻은 성과다. 의료 안정화는 물론이고 산업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의료용 동위원소는 암 치료 및 진단이나 영상의료 진단을 위한 방사선 약품 및 장비에 사용된다. 우라늄 원석에서 동위원소를 뽑아내려면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이에 대한 권한이 없었다. 몰리브덴(Mo)-99 같은 동위원소는 미국산 우라늄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만큼 우리가 전량 생산하고 해외에도 수출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실험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요오드(I)-131이나 몰리브덴-99 같은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일부 생산하고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1차로 생산한 동위원소를 가져와 일부 성분을 조정해 사용하는 식이었다. 이 밖에 부족한 물량은 캐나다 등 해외에서 수입해왔다. 국내 의료용 동위원소는 사실상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왔던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부산 기장군에 2019년까지 새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시설을 확충할 경우 연간 2000큐리 이상의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의료용 동위원소의 20%를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최선주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국제적으로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고, 이 우라늄을 이용한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미국 역시 동위원소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이 가능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