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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100년]해외에서 봉사와 포교… 땀과 눈물로 쓴 ‘열린 교단’ 역사

입력 | 2015-04-24 03:00:00

1935년 시작한 해외 교화




원불교는 올해 성업 100년을 맞아 해외를 향한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어린이캠프. 원불교 제공

원불교 해외 포교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5년 일본 오사카와 중국 만주 무단장(牧丹江) 교화가 그 시초다. 이후 국내 포교와 구제 사업에 집중하던 원불교는 197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원불교 종교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교화의 장을 열었다.

교단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교정원은 1981년 국제부를 설립해 정책 수립, 교서와 교재의 번역, 외국어 홍보물 제작, 해외 교당과 기관 설립, 국제 교류와 종교연합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2003년 개교한 미주선학대학원대와 2011년 설립된 미주총부법인 원달마센터는 해외 포교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다.

미주선학대학원대는 영어권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39명의 교무를 배출했다. 현재도 5명의 출가자가 수학하고 있어 향후 현지 주류사회 교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교화 1세대 교무들이 혈혈단신으로 교당을 개척했다면 2세대 교무들은 고등교육기관인 미주선학대학원대를 통해 습득한 능숙한 영어로 현지인 교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원달마센터는 뉴욕 시와 가까워 현지인들이 정기 법회와 선방, 요가 교실에 참여하면서 명상과 휴식을 원하는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건축전문지에도 소개돼 각종 회의와 교육 목적의 시설 임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교서 번역과 국제선방 운영은 해외 포교의 초석이다. 원불교는 현재 25개국 언어로 교단 안내와 기본경전인 정전(正典), 소태산 대종사의 언행록인 대종경(大宗經) 등 기초 교서를 번역하고 있다. 교정원은 ‘원기 100년 10개 국어 교서정역봉정계획’을 수립하고 7대 교서에 대한 번역 출판을 진행하고 있다. 원광대 정역원이 교서 번역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다문화활동으로 적극적인 서울외국인센터는 한국어학교 운영과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관련 지원, 법회 등을 통한 교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봉사활동도 해외 교화의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광대병원·원광보화당한의원과 함께 캄보디아, 네팔, 아프리카 등 의료 혜택이 부족한 나라에서 양방 한방 의료봉사활동과 심장병 어린이 국내 초청 무료시술 지원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 종교계에서 ‘열린 교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원불교는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왔다. 인류의 대동화합과 단결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삼동윤리(三同倫理)에 입각해 원불교는 유엔과 같은 종교 간 협력체로서 종교연합(UR)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2013년에는 경산 종법사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WFB)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불교와의 교류 협력을 강화했다.

성업(成業) 100년을 맞는 올해 원불교는 미국과 남아메리카에 29개 교당(개척 포함), 훈련원 3곳, 11개의 기관을 두고 있다. 유럽 교구(아프리카, 아시아지구 포함)에는 16개 교당, 라마코카 원광유치원을 포함한 12개의 기관이 있으며, 일본과 중국 교구에는 23개 교당(개척 포함)과 3개의 기관이 자리 잡았다.

경산 종법사는 최근 간담회에서 원불교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국제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교무님들이 ‘한 번 내건 원불교 간판은 죽어도 안 내린다’는 각오로 해외에서 포교했다. 이분들의 땀과 노력, 눈물 속에 원불교가 성장해왔다. 앞으로는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해 원불교와 한국문화가 동시에 전파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