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어? 전에 그 사람이잖아?” 택시만 노린 손목치기 사기범 구속

입력 | 2015-04-23 15:40:00


오른쪽 사이드미러에서 ‘쿵’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지난해 12월 차를 몰고 서울 구로구의 한 골목길을 빠져나가던 택시기사 박모 씨(59)는 사고가 난 것을 깨닫고 급히 차에서 내렸다. 사과를 건네며 보상 문제 이야기를 하려는데 뭔가 이상했다. 그는 열 달 전 같은 사고로 자신에게 합의금 17만 원을 받아간 김모 씨(20)였다. 순간 자해 공갈 사기임을 직감한 박 씨는 “경찰서에 가서 시비를 가리자”고 말했고 김 씨는 태도를 바꿔 “괜찮다”고 하고는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 씨는 일명 ‘손목치기(차량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고의로 부딪쳐 합의금을 받는 사기)’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범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아르바이트 하며 지내던 김 씨는 유흥비를 벌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다. 교통사고가 나면 택시기사들이 벌점, 운행제한 등 제재를 받는다는 약점을 노려 그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2013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김 씨는 서울 금천구, 구로구, 경기 시흥시 등에서 12차례에 걸친 손목치기로 택시기사로부터 149만 원을 챙겼다. 경찰은 박 씨가 제출한 블랙박스 녹화 기록을 토대로 이달 초 김 씨를 검거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상습 사기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