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의 신’으로 불리던 UFC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40·브라질)는 2011년 2월 UFC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인 비토 벨포트(브라질)를 1라운드 1분 40여초를 남기고 한 방에 쓰러뜨렸다. 주먹이 아닌 태권도 왼발 앞차기였다. 정확하게 왼쪽 턱에 적중된 앞차기 한 방에 벨포트는 KO패 했다. 실바는 14세 때 배운 태권도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UFC 16연승과 미들급 타이틀 10차 방어에 성공했다.
격투기 무대에서 보여준 태권도 실력으로 2012년 브라질태권도협회로부터 태권도 5단을 수여받고 명예홍보대사도 됐다. 실바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태권도 선수로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한 데는 이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열리는 브라질 태권도 헤비급 대표 선발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실바는 “태권도가 내게 준 것에 보답하고 싶다. 태권도를 통해 운동을 시작했고, 태권도가 내 인생을 바꿨다. 태권도 대표는 내가 항상 원하던 꿈”이라고 말했다.
실바가 선발전을 통과한다고 해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 UFC 미들급 챔피언인 크리스 와이드먼(미국)과 두 차례 타이틀매치에서 패한 실바는 2월 복귀전인 UFC 183에서 닉 디아즈(미국)에게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그는 경기 후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당시 경기가 벌어진 미국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의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징계가 확정되면 금지 약물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