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최초의 대륙횡단 특급 열차는 1883년 운행을 시작한 ‘오리엔트 특급’이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으로 유명해진 이 열차의 노선은 2740km를 넘었다. 1930년대 유럽 상류층에선 프랑스 파리에서 이 열차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에 가는 낭만적 여행이 대유행이었다. 자동차와 비행기 여행이 보편화된 1977년 이 노선은 막을 내렸지만.
▷또 하나의 대륙횡단 철도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통과하고, 시베리아 벌판을 가로질러 유럽에 이르는 유라시아 철도 얘기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잇는 중추적 물류시스템이 복원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 몽골횡단철도 등 기존의 대륙철도망에 활력을 더해주면서 지구촌 최장(最長) ‘철의 실크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유라시아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으려는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 과제다. 물론 그 첫 단추는 남북의 끊어진 철길부터 잇는 일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