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美로… 29일 상하원 합동연설 침략-위안부 사죄없이 과거 지우기… 美의원 25명 “역사 직시를” 연판장
“위안부 사과 듣기 전엔 절대 죽지 않겠다” 23일 미국 워싱턴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아베의 사과를 듣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워싱턴=AFP
아베 총리는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조기 타결 등 굵직한 양국 현안을 마무리해 미일동맹을 한층 격상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방미 일정은 29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정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고 지도자가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서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연설일로 잡힌 29일은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을 기리는 쇼와(昭和)의 날이어서 일본은 이번 연설의 역사적 의미를 더 크게 부여하고 있다.
다수의 워싱턴 소식통은 “이번 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과거사 반성보다 미국인들을 상대로 미일 관계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데 치중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둥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밝힌 ‘이전의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조차 나오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4일 “아베 총리는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1957년 6월 미 하원 연설 내용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시 기시 총리는 ‘식민지배’ ‘사죄’ 등의 키워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전범국가 日, 반성 없이 이익만 챙기려 해” ▼
과거사 논쟁 재점화
한 일본 외교 전문가는 “아베 총리는 아직 연설 문안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봐가며 마지막까지 연설 문구를 조정할 것”이라며 “최근 미 의회 일각의 아베 총리에 대한 압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도쿄=배극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