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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선거구 획정 수정권한 포기” 정개특위 20명중 15명 찬성

입력 | 2015-04-25 03:00:00

개혁 벼랑에 선 배지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지난달 18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국회는 뼈를 깎는 혁신을 약속하고 있지만 국민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동아일보DB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주로 현 정부 실세인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인사 8명이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지만 국민은 야권에도 강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여야가 스스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부패한 정치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정치권 전체의 적폐(積弊)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에서는 지난달 18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발족해 8월 31일까지 16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상태다. 당장 30일로 예정된 특위 전체회의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내년 4월 총선 선거구를 조정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독립 설치와 정개특위의 선거구획정안 수정권한 포기 등에 대한 법안 심사 및 처리가 예상되는 만큼 진정한 개혁 의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동아일보는 24일 정치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정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 20명 전원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선거구획정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이 위원회가 마련한 획정안을 정개특위에서 수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0명 중 15명(75%)은 정개특위의 수정권한 포기 찬반을 묻는 질문에 ‘찬성’(14명) 또는 ‘조건부 찬성’(1명)이라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5명이었다. 선거구획정위의 독립 기구 설치에 대해서도 20명 중 18명(90%)이 ‘찬성’이라고 했다. 논의가 필요하다는 답은 2명에 그쳤다.

현행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의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야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의원 10명 중 8명이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나머지 2명은 ‘논의 필요’라고 응답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9명 중 5명이 확대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조건부 증원’은 4명, ‘증원’은 1명이었다. 유지 ‘찬성’은 1명이었고, 나머지 3명은 ‘논의 필요’라고 답했다. 정의당 원내대표인 심상정 의원도 ‘증원’을 주장했다.

의원 정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 제도 도입 여부도 생각이 달랐다. 새누리당은 반대하는 기류였고, 새정치연합은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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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20명 전원 설문

동아일보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는 ‘선거구획정안 수정권한 포기에는 공감, 의원 정수 및 선거제도는 이견’으로 요약된다. 우선 여야 의원들은 국회에 두고 있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선거구획정위가 마련한 획정안에 대해서는 손질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선거구 재획정의 칼자루를 잡지 않고 스스로 수정권한을 내려놓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어서 공직선거법 처리가 예정된 30일 전체회의의 결과가 주목된다.



‘수정권한 박탈’ 왜?

정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입법권을 통해 동료 의원들의 지역구에 ‘메스’를 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정개특위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편차 3 대 1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2 대 1 기준에 맞춰 59곳 선거구를 재조정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

헌재 결정대로 인구편차 기준을 조정할 경우 지난달 말 인구 기준으로 현행 246곳 선거구 가운데 35곳은 인구 상한선을 초과하고, 25곳은 인구 하한선에 미달된다. 인근 지역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100여 개 선거구가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쉽게 말하면 내년 총선의 선거구 지도가 다시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선거구획정안을 수정했던 국회 권한을 스스로 박탈해야 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정치 불신’을 꼽았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선거구 획정 때문에 더이상 정치가 불신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선거구획정위 조정안에 정개특위가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도 “국회와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입법권을 저촉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선거구획정위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선거구획정위를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선거구획정안에 대한 정개특위의 수정권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새누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선거구획정위 독립은 정개특위에서 획정위를 건드리지 말자는 것”이라며 “수정권한 박탈은 이번 정개특위에서 꼭 처리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개특위 위원들이 스스로 논란에 휘말릴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수정권한을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정권한 포기를 위한 구체적 방안들도 나왔다. 대체적으로 정개특위에서 수정하지 않고 위법성 여부 등을 따져 가부(可否)만 결정하자는 의견들이 제시했다. 정개특위에서 획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선거구획정위에서 수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자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유인태 의원은 “선거구획정위는 기본적으로 입법권이 없는 기관이고 획정위 위원들도 (정치) 실정을 모르고 잘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개특위에서 한 번 정도 찬반 투표는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백재현 의원도 “국회 입법권에 대한 과도한 포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으므로 정개특위가 수정권한은 갖지 않되 횟수를 제한한 가부 의결 권한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은 “획정안 자체는 손을 못 대지만 위헌·위법 사항이 있을 때는 국회에서 바로잡아 줄 수 있는 방안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새정치연합 김윤덕 의원은 “외부위원 대부분이 수도권 사람들로 구성되면 농촌 지역의 특수성과 대표성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이 과연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며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선거구획정위 설치는 중앙선관위에?

의원들은 현재 국회에 두고 있는 선거구획정위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국회 외부에 설치하는 방안을 대체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획정위원회를 중앙선관위 산하에 두고 위원들 구성은 국회 추천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도 “중앙선관위 산하에 두느냐 제3의 기구로 독립하느냐는 큰 쟁점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중앙선관위 산하에 둬도 여당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중앙선관위 산하가 아닌 다른 형태의) 독립기구로 만들면 불필요한 예산이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중앙선관위도 제도권이기 때문에 완전히 독립된 기구로 비(非)제도권에 두는 게 낫다”고 언급했다.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은 “입법권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있게 국회에 두면서 독립된 기구로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실제 공직선거법 제24조 1항은 ‘공정한 획정을 위해 국회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선거구획정위가 마련한 획정안은 정개특위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빈번하게 뒤집어졌다.

대표적 사례가 19대 총선 선거구였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는 지역구 8석을 늘리고 5석을 줄이는 내용의 획정안을 마련했지만 여야는 각자의 의석수를 지키기 위한 ‘꼼수’로 대응했다.

통합하라는 선거구는 그대로 내버려둔 채 여야는 영남과 호남의 엉뚱한 선거구에서 각각 1석을 줄였다. 또 분구 대상 8곳 가운데 경기 파주와 강원 원주 등 2곳만 나누고 획정안에 없었던 세종시 지역구를 신설했다. 결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의원 정수가 19대 국회에서 300명이 되면서 국민여론의 강력한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당시 선거구획정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엄상익 변호사는 “정개특위가 모든 결정을 하면서 획정위원회는 바지저고리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당시 선거구 결정은 국회의원의 밥그릇 싸움이었다”고 털어놨다.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획정위에 참여했던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정말 열심히 논의를 했지만 국회로 넘어가니 정개특위에서 알아서 결정을 해버렸다”며 “선거구획정위가 독립된 기구로 활동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정당과 개별 의원들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탓에 선거구의 최종 획정은 총선에 임박해서야 졸속으로 이뤄지는 행태도 되풀이되고 있다. 총선은 4월에 실시되지만 17대에는 3월, 18대와 19대에는 2월에야 겨우 획정안이 마련됐다. 이 때문에 피해는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출마한 선거구가 조정 대상이었던 새정치연합의 한 초선 의원은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선거구가 쪼개질지, 그대로 유지될지 알 수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엇갈리는 ‘의원 정수’

현행 300명인 의원 정수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새누리당은 현행 정수에서 더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새정치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거론하며 증원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정치권에 불신을 품고 있는 국민이 의원 정수를 늘려줄 용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가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전력하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유인태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의석이 좀 늘어날 수 있다”며 “국회 특권을 줄이고 예산을 동결한 뒤 늘리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의원 1인당 평균 인구는 9만7980명이지만 우리나라는 무려 16만2500명을 대표하고 있다”며 “헌재 결정으로 인구편차를 2 대 1에 맞출 경우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드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여야 농어촌 의원들도 지역구를 살리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구편차 못지않게 지역 대표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들은 선거구가 기초자치단체 3개 이상 규모이거나, 선거구 면적이 전체 선거구 평균 면적의 2배를 초과할 경우도 인구와 관계없이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여야 의원 14명으로 구성된 ‘농어촌 지방주권 지키기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다음 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도 제출할 예정이다.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논란 예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주의 독식구도를 타파할 수단으로 새누리당 ‘호남’ 비례대표와 새정치연합 ‘영남’ 비례대표를 배출할 수 있는 제도다. 전국을 몇 개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먼저 배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2 대 1의 비율로 나누고 전국을 6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실제 중앙선관위가 2012년 4월 19대 총선 결과를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입한 결과 새누리당은 당시 1석도 얻지 못했던 광주·전북·전남·제주지역에서 4석을 얻었다. 새정치연합은 열세 지역인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에서 기존 3석이 19석으로 대폭 늘어나 영남 교두보를 넓힐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지역구도 완화 등을 명분으로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 김상희 의원은 “망국적 지역구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답은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이라며 “이 제도를 하지 않고서는 정개특위의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권역별로 비례대표를 뽑으면 비례대표들이 지역구에 매몰될 수 있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등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뽑아 지역구 의원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현재의 전국구 비례대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은 “중앙선관위 방안으로 하면 지역구를 50석가량 줄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개헌보다 힘든 일”이라고 반대했다.

지역구에서 근소한 표차로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석패율 제도도 치열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시도에 출마한 후보들 중 2명 이상을 비례대표 후보로도 추천해 지역구에서 떨어지더라도 상대득표율이 가장 높은 사람이 비례대표로 당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도입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석패율 제도는 여야별로 엇갈리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는 달리 의원들마다 의견이 달랐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병석 의원은 “자당 의원이 없는 지역에서 의석수를 확보하게 되면 지역 대표성을 보완한다는 관점에서 도입을 고려해볼 만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 당 박민식 의원은 “국민이 지역구에서 낙선시켰는데 당 권력자가 비례대표로 다시 당선시켜 주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새정치연합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신정훈 의원은 “지역구도를 깨기 위한 제도”라며 찬성했지만, 김기식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석패율 제도는 필요하지 않다”고 조건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총선 후보를 국민이 직접 뽑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에 대해선 여야 다수 의원들이 역선택 방지 등을 위한 여야 동시 실시를 전제조건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뽑을 때 당적 보유와 무관하게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해 각 정당의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반드시 처리해야 할 분야 2가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총 40개 응답 중 10개로 가장 많이 꼽혔다. 다만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정치 신인과 여성, 장애인에 대한 확실한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오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김용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왼쪽 연단에 선 사람)의 정치관계법 개정안 등에 관한 보고를 듣고 있다. 정개특위는 8월 31일까지 229건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297개 안건을 다룬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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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안건은 297개


총선 1년을 앞두고 정개특위가 본격 가동됐지만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다뤄야 할 법안 자체는 △공직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 3개이지만 개정안은 290건이 제출돼 있다. 공직선거법의 경우 229건이며, 정치자금법은 34건, 정당법 27건이다. 여기에 청원 7건을 합치면 정개특위에서 논의해야 할 안건은 297개로 늘어난다.

심사 갈래는 크게 공직선거법 심사소위와 정당·정치자금법 심사소위 등 2개 소위로 나뉜다. 우선 공직선거법 심사소위에선 의원 정수 조정 여부와 선거구획정위 독립 설치, 정개특위의 선거구획정안 수정권한 박탈 여부, 각종 선거제도 도입 등이 다뤄진다.

여기에 의원들의 편법 정치자금 모금 통로로 지목돼 온 출판기념회도 포함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와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선거기간 이외에 개최하는 출판기념회는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개특위에는 출판물을 판매하거나 입장료 등 대가성 금전을 받는 출판기념회는 개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출판기념회 자체를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출판기념회에서 돈을 받을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도 출판기념회와 관련해 출판사가 현장에서 정가로 판매하는 저서를 제외하고는 금품을 일절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의원 등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기 이틀 전에 관할 선관위에 개최 날짜와 장소, 출판사명 등을 신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선거권 연령도 낮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정개특위에는 2005년 8월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만 19세 이상으로 낮춰진 현행 선거권 연령을 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자는 개정안들이 제출돼 있다. 다만 새누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8일 전체회의에서 “우리 사회에서 선거권 연령을 고등학생인 18세로 낮추는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부터 어느 정도 합의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지구당 부활’도 관전 포인트

정당·정치자금법 심사소위도 적지 않은 이슈들이 있다. 우선 지구당 부활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당법 개정안은 막대한 운영비로 ‘돈 먹는 하마’라고 비판받은 지구당 제도가 폐지되면서 2005년 당원협의회가 도입됐지만 사무소를 둘 수 없어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견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역위원회 및 생활정치센터 등의 설치를 제안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도 회계의 투명성을 전제로 지역구 단위로 ‘구·시·군당’ 설치를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새정치연합 신정훈 의원은 “정당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찬성 의견을 냈고,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결국 정치자금에서 탈이 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공무원의 정당 가입 허용도 다뤄진다. 현행 정당법은 공무원이 정당의 발기인 또는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삭제할 경우 개인 신분으로 정당에 가입해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받을 수도 있다.

의원들의 정치자금 증액 여부도 논의될지 주목된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연간 1억 원 내에서 법인과 단체가 선관위에 기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국회의원들의 후원금도 전국 단위 선거가 없을 경우 연간 모을 수 있는 현행 1억5000만 원을 2억 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아울러 정당 간 정치적 이해관계로 개원이 늦어지거나 정기국회가 파행되고, 예산처리 법정일(12월 2일)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정당에 지급하는 경상보조금의 일부를 감액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들도 상정돼 있다.

고성호 sungho@donga.com·한상준·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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