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日언론 “양국관계 올바른 궤도 진입”… 화해무드 맞장구

입력 | 2015-04-25 03:00:00

[가까워지는 中-日]
中관영언론 “日포용, 평화굴기 부합… 일대일로-AIIB 걸림돌 돼선 안돼”
日신문 “양국 공통이익 많아… 中변화에 한국 초조감 느낄 것”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에서 만난 후 양국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바뀐 것에 대해 중국과 일본 언론이 연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12년 9월 일본이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국유화하면서 급격히 냉각된 중일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일의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과거사 해결 원칙만을 고수해온 한국 외교의 고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 중국의 분위기 반전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양국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중일 관계의 진일보한 개선과 발전을 위해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4일 사설에서 “양국 간 관계 개선의 기초는 취약하지만 앞으로는 양국 고위층 인사의 접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설은 “역사와 영토 문제가 불시에 불거지는 복잡한 국면이 계속되겠지만 일본을 포용하는 것은 중국의 평화굴기 과정 중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추구해야 할 공통 목표로 중국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지와 해상 신실크로드 전략)’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제시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두 가지 프로젝트에 중일관계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환추시보는 강조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7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려 하자 “중일 관계가 냉각 및 대항기로 들어서고 있으나 화해를 서두를 일 아니다”라고 지적했던 것에서 크게 논조가 변한 것이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23일 사설에서 “중일 정상회담은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매우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회담 자체만으로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이번 만남은 중일 대립이 완화됐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 일본 “중일관계 실마리” 평가

일본에서도 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4일 ‘일중 관계 개선의 흐름을 확실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3년 만에 일중 정상회담을 했을 때 시 주석의 표정은 딱딱했지만 이번에는 미소를 보였다. 5개월 만에 두 번째 회담을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세계 2, 3위의 경제대국으로 공통이익이 많다”며 “아시아 및 세계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국제회의를 이용해 정상회담을 계속하고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중일 정상회담 이후 한국 외교의 고립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도쿄 신문은 24일 “역사인식 문제로 함께 싸워온 중국이 대일 자세를 바꾸자 (한국이) 초조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날 “(중일 정상회담 후) 한국의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에서 대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4일 “(일본 정부는) 중일이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