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국 학생들처럼 중·고등학교 때 공부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학교생활이 저에게 흥미로운 도전을 주진 않았죠. 부모님은 하버드대 로스쿨 가서 ‘안정적 변호사’ 되기를 원하셨지만 그 역시 재미없을 것 같아서 엄마와 많이 다투기도 했어요.”
24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마이크로소프트(MS) 뉴욕법인에서 KOTRA 북미지역본부 주최로 열린 ‘한국인 스타트업(창업) 쇼케이스’ 현장. 이날 12명의 연사 중 최연소자인 재미동포 2세 팀 황(한국명 황태일·23) 피스컬노트(FiscalNote)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금세 행사장에서 ‘슈퍼 엄친아’로 불렸다. 피스컬노트는 연방정부와 50개 주 의회에서 발의된 법안을 검색·추적하고 법안 통과 가능성까지 예측하는 법률 분석 플랫폼 기업. CNN은 지난해 ‘세상을 바꿀 10대 스타트업’ 중 하나로 이 회사를 선정했다. 황 CEO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워싱턴 로비스트들에게 법률 검색 같은 단순한 활동에 대한 대가까지 지불해왔다. 우리 서비스는 입법 관련 로비 관행이나 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 리프트, 셀젠, GSK 등 주요기업들과 미국 캐나다 정부기관, 입법 감시활동을 하는 비영리기관 등 1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그는 중학생 때 ‘과외비가 왜 비싸야 하나’라는 의구심에서 출발해 특정수업을 먼저 들은 학생이 현재 그 과목을 수강 중인 학생을 저렴한 가격으로 가르치는 과외 사이트를 열었다. 전국적으로 3000명이 넘는 ‘과외 선생’을 확보해 연간 20만 달러(약 2억1600만 원) 넘는 돈을 벌었다. 황 CEO는 “어린 내가 이렇게 큰 돈을 갖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노숙자를 돕거나 가난한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피스컬노트는 정치와 컴퓨터 두 분야에 대한 제 오랜 관심이 구현된 것입니다. 2013년 실리콘밸리 모텔 방에서 고교 동창 2명, 다른 엔지니어 2명과 함께 하루 16시간씩, 3개월 간 작업을 벌여 핵심적인 기술인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했죠.”
그의 회사는 억만장자 투자가 마크 큐반, 야후 창업자 제리 양 등으로부터 약 1820만 달러(약 197억 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직원도 창업 당시 15명에서 현재 60명, 올해 말 100여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황 CEO는 “사업 영역을 재판 결과 예측 시스템 등으로 계속 확대하면서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꿈은 블룸버그 통신의 마이클 블룸버그 CEO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미디어·데이터 플래폼 기업의 창업주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중·고교생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달라”고 했다.
“항상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앞으로 ‘하고 싶은 도전’이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