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임수·경제부
코스닥지수는 24일 전날보다 0.25% 하락한 690.74로 마감해 7년여 만에 회복한 700 선에서 한 발 더 멀어졌다.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건강식품 상당수가 가짜라고 발표한 22일부터 코스닥지수는 사흘간 내리 하락해 3.3%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사흘 새 6조3000억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에서만 1조5300여억 원이 증발했다. 백수오 제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업체 내츄럴엔도텍은 사흘 연속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 시가총액은 6400억 원이 사라졌다.
사실 코스닥 과열 경고등은 이미 깜빡이고 있었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쉬지 않고 달아올랐고 제약업종은 70%나 급등했다. 기업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코스닥 주가수익비율(PER)은 16.31배로 최근 12년 평균치(10.36배)를 웃돌고 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코스피 시장을 앞선 지 오래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닥 상장기업 122곳의 1분기 영업이익은 현재 1조820억 원으로 추정된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12%나 떨어진 것이다. 물론 작년 1분기보다 20% 늘어난 수준이지만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승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이 출렁이는 동안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밋빛 기대보다 탄탄한 실적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부터라도 실체가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종목의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때다.
정임수·경제부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