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공화국]특수녹음기 판매상이 말하는 실태 간통죄 위헌결정뒤 매출 30% 늘어… 어린이집 파문땐 학부모 문의 급증
고객의 요청에 따라 제작된 곰 인형, 손목시계 형태의 특수 녹음기.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0년 넘게 초소형 녹음기 등 ‘특수 보안장비’를 판매하고 있는 장성철 씨(47)가 말한 최근의 ‘몰래 녹취’ 실태다. 5일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장 씨에게는 “감시 목적의 ‘제품’을 찾는다”는 고객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 왔다.
서울 송파구의 20평(약 66.6m²) 남짓한 장 씨의 가게 안에는 시계부터 인형, 펜, 계산기, 안경, 자동차 열쇠 등 다양한 형태의 특수 녹음기가 있었다. 장 씨는 2005년부터 녹음기 판매를 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 녹음기 시장의 급격한 ‘음성화’를 꼽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일반 강의용 녹음기 수요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장 씨는 국내에서 특수 녹음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직종으로 영업사원을 꼽았다. 계약업체가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계약 후 말이 바뀌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녹음기를 휴대한다는 설명이다. 장 씨는 “신규 계약이 이뤄지는 봄에 영업직 회사원들의 문의가 많다”며 “주로 펜과 계산기, 자동차 열쇠 형태의 제품이 팔린다”고 설명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