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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원자력, 효율보다 안전운영에 최우선

입력 | 2015-04-27 03:00:00


조석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20일 조용하던 중앙제어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누적 발전량이 3조 kWh를 돌파하는 순간이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1978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1호기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후 37년 만에 달성한 수치이며 한국 전체가 6년 이상, 서울시가 무려 6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국에서 원전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발전 원가로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핵심 산업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 왔다. 화력발전으로 3조 kWh를 생산하려면 445조 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국내 원전 한 기의 연간 고장 정지 건수는 0.26건으로, 원전 선진국이라는 프랑스 1.71건, 미국 0.87건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원전에 대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수원은 23기의 원전으로 국내 전력 공급의 29%를 담당하고 있다. 설비용량으로 세계 5위의 원전 보유국이며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자로를,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한 원전 수출국이다.

29일 고리1호기가 상업 운전을 개시한 날을 기념해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지난 3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30년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원자력산업의 국제교류를 통해 공감대를 높이고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특히 국내 원자력 산업계 인사들뿐 아니라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UAE 등에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떠오른 원자력 안전에 서로 공감하며 ‘인류를 위한 원자력(Atom for People)’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 국제 교류를 통해 공감대를 높이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하루하루가 모여 발전량 3조 kWh를 달성했듯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한 또 다른 30년을 향해 한발 한발 꾸준히 정진할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이 공감할 때만 원자력은 성장할 수 있다. 효율성보다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만이 국민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원전 수출로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돼 ‘효자 에너지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을 것이다.

조석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