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전문의 김성근 칼럼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이 난청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인 사람들의 경우 보청기 착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수준의 자신감 상실과 심리적 박탈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중·장년층인 40, 50대 중에서도 심각한 청력 저하 현상으로 보청기 착용을 권유받으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청력 저하 현상을 겪는 상황에서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귀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경우 일단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다. 또 TV 시청과 음악 감상을 비롯한 각종 문화생활을 누리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계속 발생한다.
중요한 건, 처음에는 보청기 착용에 긍정적이지 않았던 청력 저하 경험자 중 상당수가 보청기를 착용하면서 달라지는 변화에 매료된다는 점이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도 훨씬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잘 아는 한 지인의 경우 보청기를 착용한 뒤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표정도 훨씬 밝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자신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다 보니 답답한 표정, 심지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청기 착용을 결정하고, 이를 계기로 ‘잘 들리는 생활’을 하는 것을 일종의 ‘자신감 되찾아 가기’ ‘삶의 질 개선하기’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력 저하를 경험하고 계신 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합한 보청기를 처방 받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바른 보청기 착용을 위해서는 먼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난청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다양한 청력 검사가 필요하다. 환자가 경험하고 있는 난청의 특성에 맞는 보청기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처방된 보청기에 대해서도 수차례에 걸친 과학적인 조절이 필요하다. 이때 조절된 보청기에 대한 평가 검사도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