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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클리닉]심폐소생술 장비 제세동기,시내버스에 첫 설치

입력 | 2015-04-29 03:00:00

메디아나




심폐소생술 장비인 ‘자동세제동기’가 시내버스 내부에 설치된 모습. 메니아나 제공

최근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심폐소생술이 연일 화제다.

16일 인천공항철도에서 열차에 타고 있던 독일인 남성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열차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이 비상인터폰을 통해 기관사에게 응급환자 발생 상황을 알렸고, 기관사는 종합관제실로 상황을 전했다.

도착 예정인 역의 역무원 2명은 역사에 비치된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지고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독일인 남성에게 자동제세동기를 부착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미동도 않고 있던 환자는 약 10분 뒤 의식을 회복했고, 곧 도착한 119구급차편으로 병원에 긴급 후송돼 목숨을 건졌다.

9일에는 한 초등학생이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세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목숨을 구했다. 또 최근에는 버스에서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가 버스 운전사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이처럼 심폐소생술은 긴박한 순간에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꼭 필요한 조치다.

현재 국내 지하철과 철도에는 대부분 심장 부정맥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단시간 전기 충격을 가하는 자동제세동기가 보급돼 있다. 하지만 아직 버스에는 보급이 미흡하다.

서울 노원구는 최근 제세동기 제조업체인 메디아나에서 제세동기 12대를 기증받아 관내 시내버스 흥안운수(146번)와 도봉구 관내 서울교통네트웍(150번) 시내버스에 제세동기 설치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노원구에서는 구청 내에 심폐소생술 교육장을 설치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심장 안전과 심장정지 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을 원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2년 5월 문을 연 교육장은 관내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2.3배나 상승시키는 효과를 봤다.

이번에 실시하는 제세동기 설치 시범사업은 시내버스에서는 국내 최초이다. 이전에는 서울시가 지하철에 제세동기 300여 개를 설치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다른 구청에서도 설치 사업을 벌인다면 서울 시내버스에서도 일본이나 외국처럼 제세동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제세동기 시범사업을 계기로 서울교통네트웍 버스 운전사 100여 명과 흥안운수 버스운전사 100여 명은 심폐소생술 교육과 제세동기 사용법을 교육받는다. 메디아나에서 파견한 강사진은 버스 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한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운전자에게 의무이기도 하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용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구조와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명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법령에서도 여객자동차운송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는 구조와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돼 있다.

민병선 기자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