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유니폼 대신 하얀색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이 화사했다. 하지만 얼굴에서는 피곤함이 묻어나왔다. 여자 프로농구에서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을 거머쥐며 지난 시즌을 화려하게 마감한 신지현(20·하나외환). 그는 지난 시즌은 벌써 다 잊은 듯 했다. 그의 시선은 다음 시즌을 향해 있었다.
하나외환은 한 달간 휴식을 끝내고 13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신지현은 22일 팀에 합류했다. 9일부터 2주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주관한 미국 농구 연수가 22일에 끝났기 때문이었다. 마침 이날부터 웨이트트레이닝만 하던 팀 훈련에 아침 조깅이 추가돼 선수들은 오전 6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안산을 40~50분 달렸다. 조깅을 마친 신지현은 “너무 피곤하다”면서도 “몸무게를 늘리고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잘됐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얼짱’ 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지현은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출전 기회가 늘면서 경험과 자신감은 얻었지만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질책과 비난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신지현은 “2년차인 만큼 부족한 게 많으니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천천히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신지현의 다음 시즌 목표는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것이다. 공격적인 가드로 성장해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인 그는 “KDB생명의 이경은 언니가 롤 모델이다. 가드로서의 경기운영 능력이나 개인기 모두 닮고 싶다”며 웃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