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4월의 주제는 ‘안전’]<79>알바 안전요원 교육 부실
백화점이나 영화관, 수영장, 대형 공연장 등 시민이 자주 찾는 곳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된다. 이 중 일부는 정부가 인정하는 안전교육시설에서 전문 교육을 받고 자격증까지 딴다. 하지만 주차관리, 매표소 관리 등의 다른 업무를 병행하며 명함만 ‘안전요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취재팀은 27∼28일 인터넷에 ‘안전요원’ 아르바이트(알바) 모집 공고를 낸 서울 시내 영화관, 백화점, 키즈카페 등을 찾아가 안전교육 실태를 살폈다. 28일 낮 12시경 서울 송파구의 한 키즈카페에는 3∼6세 어린이 10명이 카페 안에 있는 유아용 놀이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장난이 워낙 심해 몇 달 전에는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던 한 아이가 넘어져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27일 서울 강남구의 모 영화관 알바생 A 씨(29)는 2년 동안 일하면서 안전교육 때 배운 것은 비상구의 위치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하면 관람객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하는 안전요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월 한 차례 30분간 매니저가 몇몇 알바생에게 비상구 위치나 인솔 방법을 아는지 물어보는 수준이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사고를 막은 사례도 있다. 제주 제주시 외도동의 한 대형 아파트 경비원 김종국 씨(65)는 1월 13일 오전 8시 20분경 문이 잠긴 한 아파트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주민 신고로 확인했다.
‘문이 잠겼으면 주변 도구를 이용해 창문을 부수고 진입하라’는 교육 내용이 떠올랐고 복도에 있던 파이프를 이용해 창문을 부수고 실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자세를 낮추고 연기가 나오는 발화지점을 찾으라’는 교육 내용에 따라 욕실 틈으로 새 나오는 연기를 보고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에 불을 끌 수 있었다. 다른 동료들은 소화전을 연결했고 소방차 진입 도로에서 주차 차량을 이동시켰다.
김 씨는 “반복적으로 배운 안전수칙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며 “실질적인 안전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서야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