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2개월만에 900원선 무너져… 삼성전자-현대차 등 수출株 급락
외환시장에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이 7년 2개월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070원대 밑으로 내려가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28일 외환은행이 고시한 오후 3시 기준 원-엔 환율은 898.56원으로 전날(902.29원)보다 3.73원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오전 한때 896원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원화와 엔화는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을 이용한 재정(裁定)환율로 산출한다.
원-엔 환율이 900원 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2월 29일(895.57원) 이후 처음이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2012년 6월 4일(오후 3시 기준 1512.28원) 이후 3년도 안 돼 68% 폭등했다.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전날보다 3.0원 내린 1070.0원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1069원까지 떨어졌다가 당국의 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간신히 1070원 선을 지킨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2.08%) 현대자동차(―1.99%) 기아자동차(―3.47%) 등 대형 수출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