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위기때 빛난 ‘김무성 리더십’… 집권 후반기 여권 대표주자 우뚝

[새정치聯 재보선 참패]
‘대권 라이벌’ 문재인에 완승… 연금개혁 성공땐 위상 더 높아져
金 “당청 주도권 경쟁 없다” 몸낮춰

새누리당이 4·29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번 재·보선을 진두지휘하면서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치러낸 승리인 만큼 김무성 리더십은 더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벌써부터 여권 내부에선 김 대표를 향후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인물로 꼽고 있다. 온갖 악재를 뚫고 여권 기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뚝심 있게 돌파해냈기 때문이다.

우선 김 대표는 차기 대권을 놓고 다툴 것으로 유력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첫 정면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당청관계의 주도권이 김 대표 쪽으로 급속하게 쏠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직전 김 대표를 직접 불러 독대하면서 국정 운영을 긴밀하게 상의할 정도로 여권 내에서 김 대표의 위상은 한층 높아진 상태다. 재·보선 승리에 이어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까지 마무리하면 김 대표는 명실상부하게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김 대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개헌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일 뻔했지만 급히 한발 물러섰다. 당협위원장 선출과 여의도연구원장 선임 문제를 두고 당내 친박계가 김 대표를 겨냥해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친박계와 비박계 간 계파 싸움이 고조될 위기도 겪었다. 하지만 친박계의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당내 분란을 잠재웠고 재·보선 승리를 이끌어 냈다.

29일 김 대표는 “당과 청와대는 한 몸”이라면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는 틀린 이야기다.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4대 공공개혁을 꼭 성공시키겠다”며 몸을 낮췄다. 김 대표에 대한 진정한 정치적 시험대는 내년 총선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