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열흘간 국제영화제 개최… 47개국 200편 영화 마니아들 만나
‘가맥’등 맛집 순례도 묘미 더해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은 호주 출신 아리엘 클레이먼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공동체의 파시즘과 폭력을 폭로한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 제공
전주국제영화제 엠블럼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열흘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47개국 영화 200편이 영화 마니아들을 만난다. 세계 첫 상영작 45편 등 국내 처음 소개되는 영화만 132편. 상영 횟수도 420여 번으로 좌석수가 역대 최고인 9만 석이다.
30일 오후 6시부터 전북 전주시 덕진동 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 행사에는 전주 출신 배우 김우빈을 비롯해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문소리와 류덕환, 이정현, 김새론, 김향기 등이 참석해 레드카펫 위에 선다. 심사위원이자 초청작 감독으로 영화제에 참석하는 문소리는 두 번째 연출작 ‘여배우는 오늘도’로 관객들을 만난다.
개막식이 끝난 뒤에는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이 상영된다. 이 영화는 호주 출신 아리엘 클레이먼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여자와 아이들만이 살아가는 공동체의 얘기를 통해 계급, 폭력, 자본의 민낯을 폭로한다. 윤리적 가치에 눈을 뜨는 주인공 소년 알렉산더의 성장담을 통해 희망과 삶의 가능성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는 영화제 운영 공간을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벗어나 대폭 확대했다. 조직위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인 상영관을 지난해 개관한 전주 효자CGV로 옮겼다.
덕진동 종합경기장에 야외 상영장을 설치해 개막식과 시상식, 대규모 야외상영을 진행한다. 대신 지난해까지 축제의 핵심 공간이었던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는 ‘100필름, 100포스터’와 중국의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인 왕빙의 최신 비디오, 사진 작업을 소개하는 ‘왕빙: 관찰의 예술’ 등 기획 전시를 준비했다. 지난해 시행했던 ‘정시 입장’ 제도를 완화해 영화 상영 후 최대 15분까지 추가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조직위가 제작비를 지원하는 ‘디지털 삼인삼색’도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작비 외에 제작과 배급까지 지원키로 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벵하민 나이스타트의 ‘엘 모비미엔토’, 김희정 감독의 ‘설행, 눈길을 걷다’, 이현정 감독의 ‘삼례’가 선보인다. 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은 윌리엄 메이시의 ‘러덜리스’, 마크 버턴과 리처드 스타작의 ‘숀 더 쉽’, 야마모토 마사시의 ‘물의 목소리’, 박혁지의 ‘춘희막이’, 이반 오스트로호브스키의 ‘코자’ 등이 있다. 관객 기대작은 노아 바움백의 ‘위 아 영’, 폴 토머스 앤더슨의 ‘인히어런트 바이스’, 안국진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꼽힌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올 영화제는 외연의 확장과 더불어 내실도 충실하게 채웠다”며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영화 팬들이 많이 오셔서 마음껏 영화를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