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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장병, 제대전 병장 제안으로 백혈병 아동 돕기 시작했다가…

입력 | 2015-04-30 15:58:00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장병들이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달했다. 추교현 병장(21) 등 부대 장병들은 30일 부산의 백혈병 아동 후원단체인 ‘더불어 하나회’를 찾아 헌혈증을 기증했다고 해군은 전했다.

헌혈증 기증 운동은 올 2월초 추 병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제대하기 전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그의 취지에 동료 병사들이 적극 호응했다. 그 자리에서 헌혈증을 내주거나 사회 친구들의 헌혈증까지 모아준 동료들 덕분에 2주 만에 150장의 헌혈증이 쌓였다.

이후 추 병장은 헌혈증 기증 운동을 부대 차원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최지수 상병과 함께 ‘잠수함사령부 백혈병 아동 후원계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해 안광오 주임원사에게 제출한 뒤 도움을 청했다. 보고서에는 기증운동의 목적과 단계별 추진계획, 지원용 헌혈차량 대수, 관련 법령 검토 내용 등이 꼼꼼히 담겨 있었다.

이후 두 병사는 안 원사가 배석한 가운데 윤정상 잠수함사령관(소장)에게 후원계획을 직접 보고했고 윤 사령관은 예하 전 부대에 기증 운동 동참을 지시했다. 해군 관계자는 “부대 창설 이래 병사가 최고 지휘관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고, 그 계획이 전 부대로 시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후 잠수함사령부는 부대 차원에서 전 장병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헌혈증 기증 운동을 펼쳐 29일까지 479장의 온정을 모았다.

추 병장은 “입대 전 친한 친구를 백혈병으로 잃은 경험도 기증 운동에 나선 동기가 됐다”며 “제대 전 해군과 국민을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지휘관과 장병들이 내 일처럼 적극 도움을 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 병장은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우리 선원을 구조한 아덴만 여명작전에 감명을 받아 2013년 해군에 입대했다. 제7기동전단 소속 어학병(통역병)으로 지난해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했고 같은 해 9월 잠수함사령부의 전신인 9전단 지휘통제실로 옮겨 근무 중이다. 올해 6월 제대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