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 주며 환자에게 개인 약 심부름… 임플란트 빼돌린 의혹… 치기공사가 보철물 불법진료… 병원 “의료법 위반여부 감찰”
지난해 9월 말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해 있던 의경 A 씨는 레지던트 의사인 B 씨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 B 씨가 A 씨 명의로 된 가슴통증약 처방전을 주며 “내가 가슴이 답답한데 바빠서 약을 타러 갈 시간이 없다”면서 “이 처방전으로 통증약을 받아 오라”며 심부름을 시킨 것. A 씨는 어이없는 요구에 황당했지만 입원 중인 병원 의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경찰병원 측은 감찰을 벌여 2월 17일 B 씨를 진료기록부를 허위 기재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직무고발해 현재 송파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병원 측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B 씨에게 수련 중단, 수련 종료 등의 처벌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B 씨는 “도저히 약국에 갈 시간이 나지 않아 해당 환자의 양해를 구해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경찰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병원 의사인 C 씨는 2012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임플란트 등 치과재료를 쓰겠다며 1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병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병원 측의 감찰 결과 수술에 사용하고 남은 재고는 원래 있어야 할 양에 크게 모자랐다. 병원 측은 임플란트 개수를 부풀려 청구했거나 재고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28일 C 씨를 직무고발했다. C 씨는 “병원 전산시스템에 사용한 개수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2월 12일 경찰병원에 치과 진료를 받으러 온 한 환자는 치과 진료실 내 진료 의자에 앉아 있던 도중 치과 담당 의사가 아닌 사람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이 남성은 치아보철물을 환자의 입에 끼워 보고, 크기가 맞지 않자 보철물의 크기를 줄였다. 이 사람은 경찰병원 치기공사였다. 그는 “주치의의 주문에 따라 한 것일 뿐”이라며 “내가 만든 보철물을 수정해 달라고 해서 그에 따른 것일 뿐 환자 진료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