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새정치聯/본보, 광주시민 100명에게 묻다] 호남의 ‘친노 거부감’ 뿌리는 “친노 체제에선 정권교체 힘들것”… 100명중 59명 ‘文 대선후보’ 반대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한 데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 대한 거부 정서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보 취재팀이 면접 조사한 광주 시민 100명 가운데 59명이 대선 후보로 문 대표가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문 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4명이었고, 7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지난달 30일 광주 대인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모 씨(76)는 한때 자신은 골수 민주당원이었다고 소개했다. 박 씨는 “젊은 시절부터 새정치연합(민주당)에 매달 회비 2000원을 냈는데 지난해 2월부터 끊었다. 호남을 소외시킨 친노(친노무현)와 문재인이 싫어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 씨는 “친노가 노무현 정권 말기 호남 정치인과 판검사 등을 배제했다. 호남 정치인을 소외시키는 바람에 한화갑 한광옥 씨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천정배 정동영 씨가 당을 뛰쳐나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과거에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적극 도왔는데도, 막상 노무현 정부 때 ‘호남 홀대’를 당했다는 것이다.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문 대표에 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었다. 서을 지역구 주민 민모 씨(57)는 “문 대표 부친이 사업을 했는데 호남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망하는 바람에 문 대표가 호남 사람을 싫어한다는 소문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돌았다”고 전했다. 그 밖에 ‘문 대표 때문에 호남에 들어설 공공기관이 다른 지역으로 갔다’ 등의 막연한 부정적 소문도 떠돌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