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1t 트럭 포터(사진)가 올해 1∼4월 3만4305대 팔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현대차 쏘나타(3만1215대·2위), 기아자동차 모닝(2만8661대·3위) 등을 제쳤습니다. 포터의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8576대. 이 추세라면 올해 상용차 최초로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고, 처음으로 국내 판매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포터의 연간 월평균 판매량은 2012년 7275대, 2013년 7669대, 지난해 7974대로 증가세입니다. 포터는 자영업자들이 푸드 트럭이나 택배, 농작물과 이삿짐 운반 등의 용도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경기가 좋으면 자영업이 활발해져서, 경기가 나쁘면 퇴직자들이 창업 전선에 나서면서 포터가 잘 팔린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선 포터의 판매량을 좌우하는 것은 경기보다는 생산량이라고 분석합니다. 포터는 주문 뒤 2, 3개월은 기다릴 정도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울산공장에서 내수용 물량을 늘리면서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요가 넘치다 보니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포터 신차 가격은 1430만∼1940만 원. 1, 2년 된 중고차 포터는 신차보다 약 100만 원, 5년 된 차도 500만 원 정도 내리는 데 그칩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가 나오길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급한 이들이 중고차를 사기 때문”이라며 “포터는 범퍼에 흠집이 나 있더라도 10만 원이라도 깎아 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물량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9월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 기준 ‘유로6’를 충족하는 새 모델이 나오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럼에도 자영업자가 있는 한 포터의 인기는 꾸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