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연금 등 메우려 예산 절반이 빚… GDP대비 나랏빚 246%로 세계 1위 젊은층 “손해 뻔해” 연금 납부 기피
연금 등 기성세대의 부담은 작은데 재정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일본의 나랏빚은 지난해 총 1000조 엔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14년 기준 246%로 세계 1위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올해도 예산안 96조3420억 엔(약 876조7122억 원)의 절반을 빚으로 꾸렸다. 일본의 빚더미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복지 예산(31조5297억 엔·약 286조9203억 원)이다. 전체 예산의 33%를 차지하면서 복지비로만 매년 나랏빚을 1조 엔씩 늘리고 있다. 20여 년간 증세 없는 복지를 해 온 일본은 재정 파탄의 그늘이 짙다. 지난달 27일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일본의 재정 건전화 의지가 부족하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떨어뜨렸다.
2006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에 진입한 일본은 이른바 ‘단카이 세대(1947∼1949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 모두 65세 이상이 되어 이들에 대한 연금과 의료비 지출이 본격화되면서 재정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정 파탄을 경고한 ‘사회보장 망국론’(2014년)의 저자 가쿠슈인(學習院)대 스즈키 와타루(鈴木亘·경제학)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 고령화를 무시하고 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만든 복지안을 그대로 끌고 온 것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이는 인구가 많은 노인 표만 의식하고 개혁에 눈감은 정치권의 ‘실버 민주주의(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노인의 정치)’의 전형을 보여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