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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유경원 “교통사고·낙차 시련, 아내 내조 덕에 일어섰다”

입력 | 2015-05-08 05:45:00

유경원. 스포츠동아DB


■ 특선급 복귀한 ‘오뚝이선수’ 유경원

2012년 무릎연골파열로 선수생명 위기
아내 간호에 회복…올 특선급 특별승급
훈련 강도 높이고 쉬는 날에도 체력보강

2012년은 그에게 악몽의 해였다. 도로훈련 중 무릎에 통증이 있어 찾아간 병원. 진찰 뒤 MRI를 찍을 때만해도 그저 그러려니 했다. 의사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 결과를 내렸다. 무릎연골파열.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그땐 사이클을 더 이상 탈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수술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였다. 심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었다. 수술 후 두 달간 재활을 위해 수영과 물리치료를 하고 웨이트를 병행했다. 그리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경륜 유성팀서 활약하고 있는 특선급 유경원(26)의 이야기다.

유경원은 한때 선수 생명 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극복하고 7년차 중견으로 우뚝 섰다. 올 시즌 상반기 강급 이후 우수급에서 승률 86%, 연대율 93%, 삼연대율 100%를 기록하며 4월 5일 특별승급(2주 연속 결승 포함 1, 2착 내 진입) 통해 특선급 복귀에 성공했다.

-늦었지만 특선급 복귀를 축하한다.

“매년 특선·우수급을 왕래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느낌이 좋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만만치 않겠지만 상대를 끌어낸 후 내선 마크에 주력하면서 입상을 목표로 최선 다하겠다.”

-자전거와 인연이 궁금한데.

“중학교 입학 후 체육교사 권유로 사이클부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중학교 때 성적이 좋았으나 고교 때 성적이 좋지 못해 대학·실업팀 스카우트를 받지 못했다. 어렸을 적 스승이었던 최고령 경륜선수 민인기(2기, 54세) 코치님의 추천으로 경륜을 일찍 알고 있었기에 해병대 군복무 전역 후 2개월 만에 15기 경륜훈련원 문을 두드렸으나 낙방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16기 훈련원 준비 중 고교선배였던 유연종(14기)선수의 도움으로 유성팀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합격했다.”

-러브스토리와 신혼생활을 공개해 달라.

“아내(오정하, 28세)가 있고 자녀는 아직 없다. 우연히 길에서 헌팅을 통해 만났다. 경륜에 무지한 아내는 나를 그냥 자전거 타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쫓아다녔다. 데뷔 초라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자취 생활 중 남들처럼 풍요롭게 먹으면서 경륜을 하지 못했다. 그런 점이 측은했는지 아내는 자취방에 들러 음식을 해주곤 했다. 가난한 무명 경륜선수이기에 선뜻 프러포즈를 하지 못했다. 2012년 도로훈련 중 교통사고로 무릎 수술이후 6개월 공백이 있었고 복귀 후 2차례 낙차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내는 망가진 가난한 경륜선수를 떠나지 않고 병간호했다. 아내 덕에 빠른 회복을 하면서 복귀에 성공했고 연애 5년 만에 프러포즈했다. 올해는 자녀 계획을 갖고 있다.”

-기억에 남는 경주는?

“우수급으로 데뷔를 했으나 다음 분기에서 성적 부진으로 동기 중 유일하게 선발급 강급이 됐다. 자존심이 무너졌다. 그러나 2010년 2월7일 제15회 SBS스포츠채널배 선발급 우승을 했다. 그 경주를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 무엇보다 아내에게 큰 기쁨을 주었던 경주였다.”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훈련은 예전 오전·오후·야간 훈련을 쉬지 않고 했으나 피로가 쌓여 실전에서 체력이 바닥나면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제는 훈련할 때 양보다 질 위주로 한다. 강하게 하고, 쉬는 시간을 늘려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제 장점으론 등급을 막론하고 모든 경주를 모니터 통해 상대 선수 파악에 능하다. 외선 경주가 자신 없어 내선 마크에 치중한다. 반면 지구력과 페달링이 약하다.”

-좌우명과 목표를 소개해 달라.

“ ‘최고보다 최선, 결과보다 과정’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목표는 아마추어 무명이었기에 프로경륜에서 빛을 보고 싶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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