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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어벤져스 2’ 차기작 내용 알려주는 영화속 떡밥 9가지

입력 | 2015-05-08 13:56:00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화 포스터.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바야흐로 극장가는 어벤져스의 시대입니다.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 2)이 개봉 13일째인 5일 누적 관객 800만을 돌파했습니다. 역대 외화 중 최단 기간 기록입니다.

‘어벤져스 2’는 마블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입니다. 한국 촬영과 한국 배우의 출연 사실도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등 슈퍼 히어로의 개인사에 적잖은 분량이 할애됐기 때문이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토르: 라그나 로크’(201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Part I’(2018), ‘블랙 팬서’(2018) 등 차기작 내용을 살짝 알려주는 ‘떡밥’도 골고루 나옵니다. 마블 스튜디오 작품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에 종속돼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일각에선 영화 내용이 너무 복잡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같은 이유로 2차, 3차, N차 관람하는 팬들도 생겨났습니다. 1차 관람에선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죠. 이런 팬들을 ‘마블 덕후’라고 부릅니다. 마블 덕후처럼 매의 눈으로 영화 속 떡밥을 찾아 봤습니다.

(# 주의! 스포일러 다수 포함)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1. 울 트론이가 부릅니다 ‘나는 피노키오’

주적(主敵)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 분)이 갈라지고 쇤 목소리로 부른 노래는 디즈니 만화 ‘피노키오’에 나온 ‘난 줄에 묶여 있지 않아’라는 곡입니다.

아버지 제페토의 속을 태우다가 인간이 되고 싶다며 가출한 말썽쟁이 나무인형 피노키오와 울트론은 비슷한 구석이 많죠. 아버지(토니 스타크)를 미워하고, 친구(막시모프 쌍둥이)가 떠나간 후 외로움에 떨며, 이 로봇 저 로봇을 넘나들며 ‘세컨질’(세컨드 아이디 게임플레이)을 했던 울트론. “누구나 자기가 두려워하는 걸 만들지. 평화주의자는 무기를, 부모는 자식을”, “난 세상을 구하도록 설계되었다.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희망을 기대하도록. 그것부터 가장 먼저 앗아가 주도록 하지” 따위의 허세 넘치는 대사도 그의 전매특허입니다.

약간 ‘중2병’에 걸린 남자아이 같습니다. 이쯤 되면 마블 덕후들이 “울린이(울트론+어린이)”, “울 트론이는 원래 그런 애가 아니에요!”라고 편을 드는 게 이해됩니다.

감독이 의도한 바도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조스 웨던 감독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로봇, 무섭지만 귀엽고 이상하고 예측 불가능한 존재를 그리려 했다”라고 엠파이어(Empire)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울트론 역 스페이더는 “힘이 넘치고 똑똑한 어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프로모션 아트. 사진=마블 스튜디오 



2.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시빌 워(Civil War)


미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겠노라며 울트론을 만든 아이언 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결국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듣습니다.

장작패기 신에서 아이언 맨은 ‘전쟁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캡틴은 “시작되지도 않은 전쟁에 이기려고 들면 매번 죄 없는 사람들이 죽는다”며 면박을 주죠.

내년 개봉할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단초가 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시빌 워’는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극한 대립을 그릴 전망입니다.

한편 ‘어벤져스 2’에서 토니는 캡틴에게 “난 어두운 면이 없는 녀석은 믿지 않아”라고 말합니다. 착한 남자 스티브는 ‘시빌 워’에서 마음속에 어둠을 키우게 될까요?

‘윈터 솔져’ 버키 반스(세바스찬 스탠).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3. 실종자

팔콘(안소니 마키)이 캡틴 아메리카에게 “여전히 실종자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여기서 실종자는 ‘윈터 솔져’의 악역이자 캡틴 아메리카의 옛 절친 버키(세바스찬 스탠)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이후 행방이 묘연한 버키가 ‘시빌 워’에서 캡틴과 아이언 맨이 분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앙이 토르(크리스 햄스워스).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4. 토르의 헬(HEL) 환영과 라그나로크(신들의 몰락)

새로 투입된 ‘스칼렛 위치’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가 어벤져스 멤버들에게 차례로 환각을 걸 때, ‘천둥의 신’ 토르는 고향 아스가르드의 최후를 목격했습니다. 또한 울트론에 대적할 비밀병기 비전(폴 베타니)의 탄생도 미리 보게 됩니다. 비전이 실현됐으니, 아스가르드인들이 죽어서 헬(북유럽 신화 속 저승)에 간 모습은 토르 3편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노스(조쉬 브롤린).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5. ‘끝판 왕’ 타노스

‘어벤져스 2’가 팬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타간지’ 타노스(조쉬 브롤린)의 등판입니다. 타노스는 쿠키 영상에서 ‘인피니티 건틀렛’(장갑 모양의 무기)을 팔에 끼고 “안 되겠군, 내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Part Ⅰ·Ⅱ’ 메인 빌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코믹스에서 타노스는 우주 최강 그룹에 속하는 악당입니다. 그가 쓰는 인피니티 건틀렛은 ‘인피니티 스톤(우주의 본질을 결정화한 보석)’ 6개를 끼우면 우주를 통째로 날려 버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무기죠. 마블 영화에서 건틀렛은 토르 1편 오딘의 창고 신에서 0.5초가량 나오는데, 지금은 타노스의 손에 들어갔나 봅니다.

현재까지 마블 영화에 나온 인피니티 스톤은 4개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스’(2011)에 나온 태서랙트, ‘토르 : 다크월드’(2013)의 에테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오브, 이번 ‘어벤져스2’에서 로키의 창이 그것이죠. 나머지는 ‘셜록’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2016) 등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헬렌 조(수현).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6. 한국계 헬렌 조와 아마데우스 조

유전공학자 헬렌 조(수현)의 등장으로 한국계 천재 소년 아마데우스 조의 영화 등장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코믹스에서 두 사람은 모자 관계입니다.

아마데우스 조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개봉했을 때도 높았습니다. ‘악의 세력’ 히드라를 위협할 잠재적 인물로 토니 스타크, 브루스 배너, 닥터 스트레인지와 함께 ‘아이오와 시의 졸업생 대표(a valedictorian in Iowa City)’가 지목됐기 때문입니다. 해외 만화 커뮤니티에서는 아이오와 시 졸업생 대표가 바로 아마데우스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가슴팍에 새끼 코요테를 안고 다니는 아마데우스는 헐크와 우정을 나눕니다. 순식간에 미사일 궤적을 암산해서 쇳조각을 던져 미사일 궤도를 비틀어 히어로들을 구할 정도로 머리와 순발력이 비상하고 해킹 실력도 발군입니다.

영화 ‘블랙팬서’ 프로모션 아트. 사진=마블 스튜디오 



7. 와칸다

‘어벤져스2’는 흑인 슈퍼히어로 블랙팬서의 고향 와칸다 왕국을 처음으로 관객에게 소개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원료인 특수 금속 ‘비브라늄’을 빼앗으려는 울트론과 어벤져스들이 격돌하는 장소가 와칸다입니다. 비록 블랙 팬서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블랙 팬서의 최대 숙적 중 한 명인 율리시스 클로(앤디 서키스)가 나왔죠.

마블은 당초 2017년 ‘블랙 팬서’를 영화로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스파이더맨’ 영화화가 결정되면서 2018년으로 미뤘습니다. 채드윅 보스만이 주인공으로 내정됐습니다. 블랙 팬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 처음 나온다고 합니다.

헐크(마크 러팔로)와 헐크 버스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대결.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8. 헐크 명상 음악, 베로니카, 바튼 삼남, 라퓨타 로봇
-영화 초반 배너박사(헐크역, 마크 러팔로 분)가 헬기 안에서 헤드폰을 끼고 들은 음악은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Casta diva’(정결한 여신)입니다.

-아이언 맨이 헐크를 제압할 때 쓰는 헐크 버스터로 베로니카가 나옵니다. 웨던 감독은 이 베로니카의 이름이 “만화 ‘아치스 걸스 : 베티와 베로니카’에서 따온 것”이라고 벌처(vulture)에 밝혔습니다. ‘아치스 걸스’에서 베티와 베로니카는 한 남자를 두고 경쟁하는 사이입니다. 원래 헐크의 연인 이름은 베티 로스(제니퍼 코넬리, 리브 타일러 분)입니다. 헐크를 제압하는 사나운 그녀의 이름으로는 베로니카가 제격이죠.

-울트론 사건 이후 태어난 클린트 바튼(제레미 러너 분)의 셋째 아들 이름은 나타니엘 ‘피에트로’ 바튼입니다. 생명의 은인 피에트로 막시모프(아론 테일러 존슨 분)의 이름을 붙여준 겁니다.

-크레딧에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가 천공의 성 라퓨타 로봇의 사용을 허락했다고 나옵니다. 극 초반 라퓨타 로봇의 팔 일부가 담긴 몽타주가 잠깐 화면에 잡혔습니다.

로키(톰 히들스턴·사진)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등장 신이 통째로 삭제됐다.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 



9. 삭제 신

영화의 런닝 타임은 142분이지만, 퍼스트 컷은 3시간이 넘었다고 합니다. 68분 잘려나간 후 파이널 컷이 완성됐습니다. 웨던 감독이 MTV에 말한 바로는 부녀자 팬을 몰고 다니는 ‘악동’ 로키 등장 신도 잘렸습니다.

삭제신이 워낙 길어 아마존에서는 한때 ‘어벤져스 2’ 확장판(삭제 신이 영화 본편에 들어간 버전)이 나온다고 블루레이·DVD 광고를 했다가 사과 메일을 돌렸습니다. 확장판은 아직은 루머입니다. 삭제 신은 블루레이·DVD에 별도로 담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키 팬들은 2년 뒤 정식 개봉하는 ‘토르: 라그나 로크’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전에 로키와 스칼렛 위치가 부부로 나오는 컨트리음악 가수 행크 윌리엄스의 전기 영화 ‘아이 소우 더 라이트’(I Saw the Light, 2015년 개봉 예정)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