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보다 0.27달러 오른 배럴당 65.06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6거래일째 상승한 두바이유는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6월 인도분이 6일 60.93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음 날 소폭 하락하며 다시 5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60달러대를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런던 국제상품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역시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60달러 중반에 안착한 모습이다.
유가 상승은 원유 재고량이 줄어든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 서방의 러시아 제재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제 헤지펀드와 투기 세력이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뉴스는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 자료를 인용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 규모가 지난달 21일 기준 26만7614건으로 일주일 만에 15.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앞으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음을 뜻한다.
다국적 석유 거래 회사들은 지상 저장 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빌려 바다 위에 원유를 저장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다른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일 때 대량 매입해 길게는 1년씩 원유를 비축해 놓고 가격이 더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도 원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최근의 가격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시대의 종언’을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최근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8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 물량도 하루 200만 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가 일부 회복된 것이 오히려 석유 생산을 자극해 공급을 더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60달러 선에 이르면 비용 부담이 큰 미국 셰일석유 생산이 본격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