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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변화 못하는 문재인의 새정연, 봄날이 가고 있다

입력 | 2015-05-11 00:00:00


새정치민주연합이 어젯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4·29 재·보선 전패 이후 불거진 당내 갈등의 봉합을 시도했다. 문재인 대표는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퇴할 것처럼 공갈” 운운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과를 유도하려 했으나 정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정 최고위원은 되레 지도부 사퇴와 친노파 청산을 주장하는 박주선 의원을 공격했다.

문 대표는 당 원로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달 원탁회의도 참석 대상자들이 빠진 ‘반탁회의’에 그칠 만큼 영(令)이 서지 않는 처지다. 오히려 대표 사퇴론과 친노 청산론이 박지원 의원과 권노갑 정대철 고문 사이로 갈수록 퍼지면서 당이 통제 불능 상태로 가는 모습이다.

재·보선 패배 뒤 문 대표 리더십의 민낯은 거의 드러났다. 책임을 지기는커녕 그 흔한 ‘뼈를 깎는 반성’조차 없었다. 전선(戰線)을 공무원연금 쪽으로 돌려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하는 것으로 선거 책임론 모면이 가능하다고 여겼다면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 정 최고위원의 막말 사태도 따지고 보면 친노 수장 문 대표의 리더십이 내부 단속도 못하는 약체라는 의미다. 선거 패배를 거듭해도 아무런 변화와 혁신 없이 강경 투쟁만 일삼는 고질병이 정 최고위원의 막말로 터져 나왔을 뿐이다.

같은 좌파로 노동당 당수를 지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보수당 압승으로 끝난 7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노동당이 친(親)기업적 의제와 공공서비스 개혁을 위한 대담한 새 아이디어를 적극 대변하는 등 중도적 입지를 되찾아야만 패배에서 회복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중도에 있다”고 촉구한 것은 한국의 새정치연합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새정치연합은 당의 좌표조차 설정 못하고 현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워 보인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8일 난장판 된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변화와 개혁을 사실상 거부하는 문 대표와 친노의 새정치연합이야말로 봄날이 멀찌감치 가버린 것 같다.